로크 :: 통치론

자연 상태의 정치 원리

인간의 자연상태는 또한 평등한 상태이기도 하다. 그곳에서는 일체의 권력과 지배권은 상호적인 것이며,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것을 갖는 일은 없다. 즉, 조금도 다름없이 똑같은 종류와 등급의 피조물은 이 세상에 태어나면서부터 아무런 차별도 없이 모두 자연의 혜택을 똑같이 누리며, 똑같은 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적어도 일체의 피조물의 주(主)이시며 지배자이신 신께서 어떤 한 사람을 지명하시어 그에게 조금도 의심의 여지가 없는 명확한 지배권과 주권을 부여하시지 않는 한, 사람들은 누구나 남에게 종속되거나 또는 복종하는 일이 없이 모두 평등해야 한다.

저 현명한 두뇌의 소지자인 후커(Hooker)는 이와 같은 인간의 자연적인 평등은 조금도 의심의 여지가 없이 너무도 자명한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므로 그는 이러한 인간의 평등을, 사람들이 서로 남을 사랑해야 하는 도덕상의 구속력의 기초가 되는 것으로 보았으며, 그 위에다 사람들 서로가 짊어지게 되는 여러 가지 의무를 설정하고, 그곳으로부터 정의와 사랑이라는 위대한 원리를 이끌어냈던 것이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원래 사람들은 모두 똑같은 자연적인 욕망을 갖도록 되어 있는데, 이로 말미암아 사람들은 남을 사랑하는 일은, 곧 그들 자신을 사랑하는 일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의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서로 평등한 것들은 모두 똑같은 척도를 갖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음속에서 바라게 되는 선(善)한 것을 나도 반드시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아들이기를 원하게 마련이다.

만일 내가 남에게 어떤 해를 끼친다면, 나도 남으로부터 어떤 해를 입게 되리라는 것을 예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들이 내가 그들에게 표시한 것 이상의 사랑을 나에게 표시해야 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래 자기와 평등한 사람들로부터 되도록 많은 사랑을 받고 싶으면, 당연히 그들에게 대해서도 전적으로 똑같은 사랑을 베풀어야 할 의무가 따르게 되는 것이다. 우리들 자신과, 우리와 똑같은 성질을 가진 사람들은 이와 같이 서로 평등한 관계에 놓여 있다. '(교회정치론) 제1권'

그러나 이러한 자연상태는 자유의 상태(a state of liberty)이기는 하지만 결코 방종의 상태(a state of licence)는 아니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사람들은 자기의 신체와 소유물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잇는 완전한 자유를 갖고 있다. 그러나 사람은 자살할 수 있는 자유와 또한 그의 소유로 되어 있는 어떠한 피조물(生物)도-그것을 살해해 보리는 편이 그것을 단순히 보전해 가는 것보다도 훨씬 더 귀중한 도움이 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살해할 수 있는 자유는 결코 가질 수 없다. 자연의 상태에서는 그것을 지배하는 하나의 자연법이 있는데, 누구나 그것에 따르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인간의 이성이야말로 다름 아닌 자연법에 해당하는 것인데, 이러한 이성의 소리에 다소라도 귀를 기울이게 되면 ant 사람들은 모두 평등한 존재이므로-사람들은 누구나 다른 사람의 생명, 건강, 자유 또는 소유물을 손상시켜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모두 유일한 전지전능하신 조물주의 손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작품)이기 때문이다. 즉, 사람들은 원래 유일 최고의 주(主)되시는 신의 명령에 따라서, 그리고 그의 하시고자 하는 일을 수행하기 위하여, 이 땅 위에 보내어진 종이며 또한 주님의 뜻에 부합되는 동안만 생존해 갈 수 있도록 지음을 받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로 동일한 능력이 부여되어 있는 우리들은 모두 하나의 자연이라는 것을 공동재산으로 갖고 있다. 즉, 우리들은 모두 하나의 자연의 공동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급의 피조물이 우리 인간을 위하여 만들어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들도 서로 상호간에 도움이 되기 위하여 만들어진 것처럼 생각하여, 남을 살해하는 것을 정당화시키는 종속관계를 우리들 사이에 가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사람마다 제각기 자기 자신을 안전하게 보호해 가도록 해야 하며, 또한 자기의 담당 부서를 고의로 버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것과 똑같은 이유로, 적어도 자기 자신을 안전하게 보호해 가는 일이 위협을 당하지 않는 한, 되도록 다른 사람들도 안전하게 보호해 주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사람마다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며, 또는 서로 위해를 가하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하여, 그리고 평화와 모든 인류의 보전을 목적으로 하는 자연법이 수호되도록 하기 위하여, 자연상태에 있어서는 자연법의 진행이 각자의 손에 위임된다. 이리하여 각자는 이 자연법의 위반자들을 - 이법의 위반을 방지할 수 있는 정도에서 - 처벌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는 것이다. 왜냐하면 자연법은-만일 자연상태에 있어서 이 법을 집행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지고 그것으로 아무런 죄가 없는 사람들을 보호해 주며 또한 이 법의 위반자를 억제할 수 있는 자가 하나도 없다면-마치 이 땅 위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관계되는 다른 모든 사람들도 역시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원래 완전히 평등한 사회에서는, 즉 누구나 다른 사람에 대해서 우월성이나 지배권을 갖는 일이 없는 완전히 평등한 사회에서는, 자연법의 시행에 있어서 어떤 사람이 능히 행할 수 있는 것은, 그 밖의 모든 사람들도 역시 그것을 행할 수 있는 권리를 반드시 가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하여 자연상태에 있어서는 사람마다 다른 사람을 능히 제재할 수 있는 권력을 획득하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죄를 범한 자를 붙잡았을 때, 자기의 격정이 발동되는 대로, 또는 터무니 없이 방자한 자신의 의사에 따라서 그를 처치해 버려도 좋은 절대적인 또는 자의적(恣意的)인 권력은 결코 아니다. 그것은 단지 냉정한 이성과 양심이 명하는 바에 따라서 죄  범한 자에게 그 범죄의 정도에 상응하는 것을, 즉 그 범죄에 대한 손해의 배상과 범죄의 억제라고 하는 이 두 가지는 한 사람의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대해서 합법적으로 해를 끼칠 수 있는, 즉 이른바 형벌을 가할 수 있는 유일한 이론적 근거이기 때문이다. 자연법을 위반한 자는 그 법을 위반함으로써 신이 인간 상호간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규정해 주신 인간 행동의 기준이 되는 이성과 일반적 형평의 공정한 규칙 이외의 별개의 규칙에 따라서 살아갈 것을 스스로 선언하는 일이 된다. 이리하여 이러한 범법자는 인류에게 위험스러운 존재가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인류의 위해와 폭행으로부터 수호해야 할 유대는 그런 자에 의해서 멸시를 당하며 또한 단절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모든 인류와 또한 자연법에 의해서 이룩된 인류의 평화와 안전에 대한 침해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로 모든 사람들은 인류 전체를 보전해 가기 위하여, 보유하고 있는 권리에 의거하여 인류에게 해로운 자들의 행동을 제지시키며, 필요한 경우에는 이들을 절멸(絶滅), 즉 살해해 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이리하며 누구든지 자연법을 위반한 자에 대해서는 그러한 위법행위를 후회케 함으로써, 또한 그를 하나의 본보기로 보임으로써, 그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들도 다시는 동일한 나쁜 짓을 저지르지 않게 할 수 있는 벌을 가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이리하여 모든 사람들은 자연법의 위반자를 능히 처벌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며 또한 자연법의 집행자로도 되는 것이다.

해설

로크에 대하여

로크에 대하여 2

Geschrieben von Sooji 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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